by 주민영 | 2011. 07. 13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플랫폼은 단연 구글 안드로이드다. 안드로이드는 2010년 4분기 노키아 심비안을 제치고 No.1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부상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 연말까지 안드로이드가 무려 3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IDC는 지난 6월 “안드로이드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돼 2015년에는 43.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스마트폰 전략의 초석으로 안드로이드를 채택했던 제조업체들도 동반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IDC가 새 전망을 발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안드로이드를 둘러싼 뜨거운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줄지어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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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소식은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며 구글을 고소한 오라클이 피해 규모를 무려 61억 달러로 산정했다는 것이다. 우리 돈으로 6조 4천억원 수준이다. 구글은 오라클이 법원에 제출한 피해 규모가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그러나 구글이 법원에 정확한 피해 견적을 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은, 기존에 특허 침해 혐의를 부인하던 것에서 되도록 보상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입장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시기에 구글이 노텔의 특허 6천여 건에 대한 인수전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등 6개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패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텔은 와이파이, 데이터 네트워킹과 LTE 등 반도체와 무선통신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이 기존 통신 강자들의 특허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됐다.

지적재산권 전문 애널리스트인 플로리안 뮬러는 “구글은 저렴한 비용으로 모바일 업계의 지적재산권 협상 테이블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전에 없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구글은 당분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이와 유사한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안드로이드에 대한 특허 공격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업체인 MS가 反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MS는 지난해부터 주요 안드로이드 제조업체에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HTC의 경우 지난해부터 단말기 1대 당 5달러의 라이선스를 MS에 지급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선스 비용 요구는 삼성전자 등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안드로이드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스티브 발머 MS CEO의 발언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지금껏 아이폰의 혁신성과 안드로이드의 빠른 성장 속도로 인해 두 플랫폼이 주요 경쟁 상대로 비춰졌지만, 사실 안드로이드의 진짜 경쟁자는 애플 iOS가 아니다. 안드로이드가 1위 플랫폼으로 부상한 이후에도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과 수익에는 전혀 타격이 없었다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안드로이드의 진짜 경쟁자는 자바 ME와 MS의 윈도우폰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단지 MS가 윈도우 모바일에서 윈도우폰7으로 플랫폼을 전환하면서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임베디드 OS나 RIM 블랙베리 OS에 적용된 자바 ME는 이들 운영체제의 이름에 가려져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을 따름이다.

안드로이드의 빠른 성공 요인은 사실상 안드로이드가 타 운영체제에 비해 기술이나 안정성 면에서 우위에 있다기 보다는, 아이폰 대항마가 필요한 시점에 제조사와 통신사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적절한 타이밍에 무료로 제공했다는 점에 있다.

만약 구글이 오라클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가 오라클 혹은 MS에 특허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면 무료라는 안드로이드의 비교 우위는 무색해지게 된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에 제품 한 대당 15~20 달러에 달하는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MS도 한 대당 5~15달러 가량의 라이선스 비용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 하반기 윈도우폰7 망고버전을 앞세워 글로벌 출시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MS에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플랫폼 이용 대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제조사들이 윈도우폰7 출시 확대를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쟁작인 안드로이드가 팔려나갈수록 로열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보너스다.

오라클과 구글의 소송과 MS의 로열티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가에 따라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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