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용SW 업체 중 오픈소스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MS는 오픈소스를 가장 위험한 적으로 삼았다. "오픈소스는 암 덩어리다"라고 비난했을 정도다.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MS는 리눅스를 사랑한다"며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공개SW 진영에 구애를 펼치고 있다.
MS는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개발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다양한 개발 툴을 오픈소스로 바꿨다. 자바(Java)를 비롯해 노드JS(Node JS), R, 마이SQL(MySQL), 파이썬(Python), 우분투(Ubuntu) 등 대표적인 공개SW를 MS 개발도구인 비주얼스튜디오(Visual Studio)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에서도 이들 공개SW를 통해 만들어진 것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S는 그동안 개발한 SW 자산도 오픈소스로 전환했다. MS의 닷넷코어(.Net Core)를 공개SW로 변경해 윈도와 맥, 리눅스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닷넷컴파일러인 로슬린(Roslyn)과 타입스크립트, 비주얼스튜디오코드 등도 오픈소스화했다.
폐쇄적인 조직으로 유명한 IBM은 오픈소스를 자사의 핵심 전략으로 택했다. IBM은 주력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Web Application Server)인 웹스피어(WebSpere)제품군에 아파치를 도입했으며 리눅스를 자사의 메인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IBM은 최근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픈스택(OpenStack)을 비롯해 오픈소스 컨테이너 도커(Docker), 클라우드 파운드리 등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서버리스(Serverless) 아키텍처인 '위스크'를 오픈소스화하고 블록체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구글과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ICT 서비스 기업들도 자사가 개발한 다양한 SW를 오픈소스화했다.
글로벌 ICT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을 앞다퉈 오픈소스로 내놓는 이유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공개SW가 최근의 컴퓨팅 환경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IT 인프라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도 중요한 이유다.
일례로 SW는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안정성과 완성도가 높아진다. 또 서비스의 사용 빈도도 높아진다. 이는 곧 주도권의 우위로 이어진다. 실제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구글 안드로이드 제공 등의 듀얼 트랙(Dual Track) 전략을 통해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또 사용자의 피드백(Feedback)을 통해 SW 품질을 개선하고 인재까지 모을 수 있다. 오픈 스택의 경우 수많은 기업 개발자들과 개인 개발자들이 참여하고 있어 그 안정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 결과 활용률과 점유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IoT, 모바일 등 IT 시장 혁신은 오픈소스가 주도하고 있다"며 "IT 시장에서 자사의 독점적 기술을 오픈소스화하는 일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출처]
IT조선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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