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01.31

http://www.bloter.net/archives/142249

 

 

클라우드 스토리지 초기 시장에 깃발을 꽂았던 드롭박스는 요즘 고민이 많다. 2007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웹에 콘텐츠를 저장한다’라는 개념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이클라우드, 박스닷넷, 유클라우드, 티클라우드, 스카이드라이브, 구글 드라이브 등 너도나도 나서서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전까진 말이다.

 

드롭박스는 1월30일(현지기준)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드롭박스 기능을 선보였다. 단순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로 남진 않겠단 얘기였다. 드롭박스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와 연동할 콘텐츠와 서비스가 많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과는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주소로 사진 공유하기, 페이스북과 연동하기 등 순수하게 콘텐츠 공유 기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무료로 제공하는 기본 용량 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간 별 차이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사용자들은 이들 서비스에 차별화된 기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dropbox

 

이날 드롭박스가 공개한 새로운 기능은 ‘문서 미리보기’와 ‘가상폴더’ 등이다. 지난해 드롭박스가 인수한 사진 미리보기 업체인 ‘스냅조이’의 기술이 일부 녹아든 모양새다.

 

‘문서 미리보기’란 이름대로 드롭박스에 저장된 문서를 클릭하면 파일을 내려받기 전에 해당 문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별도의 팝업창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지금까지 드롭박스는 단순히 문서 파일을 올리고 내려받는 기능만 제공했다. 문서 내용을 확인하려면 먼저 드롭박스에서 파일을 내려받아야 했다.

 

크리스 버크맨 드롭박스 제품 매니저는 “문서 확장자가 PDF, DOC, DOCX 그리고 파워포인트 파일에 한해 미리보기 기능이 제공된다”라며 “엑셀 파일은 미리보기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문서 미리보기’ 기능은 일부 사용자들부터 순차적으로 드롭박스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드롭박스는 “몇 달 안에 전체 사용자들이 드롭박스 웹사이트 외에도 모바일 기기에서 ‘문서 미리보기’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폴더’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폴더를 만들어, 해당 폴더 안에 사진과 동영상을 저장해 다른 사람들과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크리스 제품 매니저는 “가상폴더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담는다고 해서 해당 콘텐츠가 실제로 가상폴더로 이동하는 건 아니다”라며 “해당 콘텐츠의 파일 정보를 읽어 사진탭과 가상폴더에 보여주는 방식을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설명만으로는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 선뜻 와닿지 않는다. ’문서 미리보기’처럼 변화가 피부에 와닿는 기능은 아니다. 그 대신 드롭박스는 ‘가상폴더’가 정확히 무엇인지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해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이용 방법은 쉽다. 사용자는 드롭박스 사진 탭에서 보이는 미디어 콘텐츠 중 공유하고픈 대상을 선택한다. 그 다음 ‘앨범추가’를 눌러 공유를 원하는 콘텐츠를 담는다. 이 과정에서 파일복사, 파일이동 같은 물리적 콘텐츠 이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드롭박스는 파일 시스템 정보만 이동해 ‘가상폴더’ 안에서 해당 미디어 콘텐츠를 보여준다.

 

이미 안드로이드용 드롭박스 사용자는 ‘가상폴더’를 이용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이메일 등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드롭박스는 자사 클라우드 스토리지 안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만 따로 모아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사진탭’ 기능에 ‘앨범추가’ 기능으로 ‘가상폴더’를 구현하고 있다.

 

dropbox album main

 

사실 ‘문서 미리보기’와 ‘가상폴더’ 등은 혁신적인 기능은 아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문서를 미리보지 않아도 해당 파일을 내려받으면 문서 내용을 볼 수 있으며, 가상 폴더를 만들어 사진을 공유하기보다는 손수 해당 파일을 URL로 보기 등을 통해 공유해도 된다.

 

드롭박스가 이번에 선보인 기능이 눈에 띄는 이유는 물리적으로 파일을 움직이지 않아도 파일 시스템 정보를 통해 파일을 훨씬 더 빨리 저장하고 강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 있다.

 

앞서 소개한 두 기능을 소개하면서 드롭박스는 물리적으로 파일을 움직이지 않아도 파일 시스템 정보를 통해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걸 알렸다. 즉, 실제 파일과 파일 데이터 위치를 분리해 일종의 뷰어처럼 파일을 보여줬다. 사진과 동영상만 모아서 보여주는 ‘사진탭’ 기능도 해당 파일을 실제로 이동시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각 콘텐츠의 파일 시스템 정보를 불러와 정렬 순서를 바꿨을 뿐이다. 사용자에게는 체감되지 않는 기능일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 해당 기능이 구현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입장에서 이 기능은 좀 중요하다. 파일 시스템을 실제 파일이 저장된 위치와 다르게 관리하기에 물리적으로 파일을 이동하거나 복사하지 않고도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 실제로 파일을 옮기지 않기에 네트워크 트래픽 사용량을 줄이고, 클라우드 스토리지 저장공간을 더욱 여유있게 운영할 수 있다. 국내에서 T클라우드가 메타데이터 방식으로 각 파일을 자사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크리스 제품 매니저는 “드롭박스가 파일이 아닌 콘텐츠 중심으로 사용자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라며 “보다 편리한 사용자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