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라우드 알긴 하지만 도입은…”
 
 by 이지영 | 2011. 11. 07
 
 

국내 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 구축에 있어서 많은 시간을 검토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분석기관 포레스터는 최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말레이사아,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아태지역 8개국을 대상으로 아태지역 클라우드 시장 동향 조사를 진행했다. 2011년 1월부터 9월까지 8개 국가에서 6141명이 조사에 참여했고, 한국 응답자는 446명이었다.

 

이 설문조사에서 국내 기업들 중 ‘클라우드 구축을 계획 중’이라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48%, ‘실제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25%, ‘현재 계획이 없다’라고 응답한 경우가 28%에 달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를 기획한 브라이언 왕 포레스터 리서치 부사장은 “한국 기업은 다른 아태지역과 달리 클라우드 도입에 있어 유독 검토 과정이 길다”라며 “아태지역 응답자들 중 평균 32%가 클라우드를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클라우드 구축 비율은 낮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한국 응답자의 48%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 중 60%가 18개월 안에 도입할 의지가 있다고 응답했다”라며 “이 수치는 아태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한국이 클라우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시장임을 나타낸다”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와 도입 관심이 높은 만큼 국내 기업은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레스터가 발표한 ‘2011 아태지역 클라우드 리서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도는 10점 만점에 7.2로 높은 수준의 이해도를 보였다. 다른 아태지역 기업들의 클라우드 관련 평균 이해도가 6.8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이해도를 가상화 범위까지 확대했을 경우 7.7로 이해도 수치가 더 높아졌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별하는 데는 어려움을 보여 심도 깊은 이해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방법은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했다. 우선 6141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1에서 10까지 숫자 중 하나로 표현해 주십시오’라고 물은 뒤 ‘잘 알고 있다’(10), ‘잘 모른다’(1)로 해석했다. 1위는 호주로 평균 7.4를 보였고, 3위는 일본이 7.0으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클라우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왕 부사장은 “한국 기업은 클라우드를 스토리지나 즉시 서비스가 가능한 네트워크로 또는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주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한국 응답자들은 주로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클라우드를 해석했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를 전략적인 투자로 바라본다는 아태지역 다른 기업들의 응답률이 평균 33%인 것과 비교할 때, 한국은 평균 48%의 응답률을 보였다.

 

왕 부사장은 “한국은 클라우드에 있어 상당히 진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라며 “보통 클라우드를 비용절감 용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기업은 클라우드를 사업 투자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더 많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클라우드 구축에 있어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응답자 중 32%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검토하고 있으나 퍼블릭 클라우드 구축에 있어서는 8%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프라이빗과 퍼블릭이 혼재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28%로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왕 부사장은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 스마트 기기 보급 등 IT분야에서 전세계를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클라우드를 실제로 구축하는데 있어서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라며 “(한국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는데 있어) 보안과 기존 인프라와의 통합을 가장 우려하기 때문에 검토 과정에서 긴 시간이 소비되고 실제 구축까지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 독특한 점도 나타났다. 정부 차원에서 공동 프로젝트 발주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는 싱가포르와 중국과 달리 한국은 통신사업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왕 부사장은 “한국의 경우 정부기관 관계자의 63%가 통신사업업체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은 통신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이하게도 한국 기업 응답자의 66%는 클라우드 사업 관련 최종결정권이 최고결정권자에게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이 점도 한국이 클라우드를 실제로 구축하는데 있어 더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포레스터가 2009년 9월 첫 조사 시작 이후 매년 진행하고 있는 ‘아태지역 클라우드 리서치’는 올해로 3번째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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