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샤플스 레드햇 제품관리사업부 미들웨어제품군 총괄이사 인터뷰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2012.05.29

 

레드햇이 하반기 정식 공개를 예고한 미들웨어 '제이보스'를 통해 클라우드 전략에 탄력을 더한다. 자바를 포함한 여러 오픈소스 언어로 작성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해 기업들이 원하는 인프라에 안정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회사는 오픈소스 기업의 정체성을 앞세워 개방형 플랫폼과 사용자 선택권을 강조한다. 하드웨어 통합 솔루션으로 공세를 펼쳐온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시장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하며 소프트웨어 어플라이언스(번들링) 전략에 집중키로 예고했다. 오라클 자바 최신판에 대한 대응계획도 언급했다.

 

지난 25일 레드햇의 미들웨어 제품 구성과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제품관리사업부 미들웨어제품군 총괄 담당자 리치 샤플스 이사가 방한했다. 그를 만나 레드햇 제이보스의 구성과 현주소, 클라우드 전략 방향, 하드웨어 통합전략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샤플스 이사와의 1문1답이다.

 

▲ 리치 샤플스 레드햇 제품관리사업부 미들웨어제품군 총괄 이사

-제이보스 기술에 대해 간단히 소개 바란다

 

제이보스는 서비스지향 아키텍처(SOA)를 구축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서버,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버스(ESB), 포털 플랫폼, 비즈니스 룰 관리(BRM)와 프로세스 관리(BPM), 오케스트레이션 컴포넌트, 데이터 통합 소프트웨어를 아우른다. 이와 더불어 전체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제이보스 오퍼레이션 네트워크'도 제공된다.

 

제이보스가 애플리케이션 서버로 많이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미들웨어 풀스위트를 포함한다는 얘기다. 또 레드햇이 리눅스 전문 회사로 유명하지만 제이보스는 윈도와 유닉스 운영체제(OS)도 지원한다. 아마존과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내 가상화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도 적용 가능하다.

 

-클라우드 전략 관점에서 제이보스라는 미들웨어는 어떤 역할을 하나

 

레드햇은 클라우드 영역에서도 미들웨어 구축에 가장 유연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툴과 개방형 프레임워크를 선택해 쓸 수 있는 여지를 보장한다.

 

우선 제이보스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 올하반기 정식판으로 나온다. 이는 훨씬 강화된 고밀도 가상화 환경을 지원할 것이다. 시스템 자원이 최적화될 수 있도록 아키텍처 부문에 집중 투자했다.

 

그리고 미들웨어 팀이 지난해부터 서비스형 플랫폼(PaaS) '오픈시프트' 팀과 협업을 많이 해왔다. 지난해 개발자들에게 선보인 오픈시프트를 통해 향후 클라우드에 알맞은 미들웨어 포트폴리오가 제공될 예정이다.

 

지금도 오픈시프트에 PHP, 루비, 자바 엔터프라이즈 에디션(EE)과 같은 여러 오픈소스 언어를 쓸 수 있다. 내년부터 상용화된 정식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을 위해 설치형 오픈시프트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도 제공할 계획이다.

 

제이보스 미들웨어를 써온 기업가운데 PaaS보다 셀프서비스, 온디맨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한 서비스형 인프라(IaaS) 구축 기술과 관리용 툴셋을 포함한 솔루션으로 클라우드폼즈를 제공한다.

 

-국내외 제이보스 확산수준이 어떤지 궁금하다

 

레드햇이 오라클, IBM, MS와 동등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평가하는 분석가들도 있다. 다만 우리는 공식적으로 '점유율'을 밝히지 않는다. 개인 입장에선 회사 규정도 있지만 시장 관점에서 그 수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측면도 있어서다. 상용판이든 무료버전이든 그렇다.

 

애플리케이션서버를 예로 들겠다. 제이보스 톰캣이 사용 규모(Deployment)로 치면 업계 선두다. 하지만 매출 측면으로 보면 IBM 웹스피어나 오라클 웹로직이 1, 2등일거다.

 

재무적 수치로 언급되는 '시장 점유율'은 실제 해당 제품의 확산수준(커버리지)을 잘 표현해 주지 못한다. 제품을 관리하는 대상이자 돈벌이를 하는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처럼 서버 하드웨어 시스템에 미들웨어 기술을 통합할 계획은 없나

 

레드햇은 소프트웨어 회사의 정체성을 지켜갈 것이기에 내가 아는 한 그런 계획은 없다. 오라클과 IBM같은 기업의 어플라이언스 모델은 3~4년 전부터 관심있게 논의된 방향이다. 다만 긍정적이기보다는 회의적으로 검토됐다.

 

지난 2년동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한 어플라이언스 제품이 매력을 보이지 못한 걸로 판단했다. 대신 (범용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번들링하는 소프트웨어 어플라이언스에 초점이 옮아가는 분위기다.

 

-하드웨어 어플라이언스를 회의적으로 여긴 이유는

 

향후 기업들이 고민할 컴퓨팅 자원 활용방법론을 예로 들겠다. 아마 '프라이빗클라우드'같은 거대 리소스를 운영하고 있을 거다. 기업내 여러 조직이 나뉘어 있을거고 각자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돌리기 위해 전체 리소스풀을 활용하는 형태를 갖출 것이다. 셀프서비스 프로비저닝이나 온디맨드 자원 제공을 구현했다면 말이다.

 

여기서 하드웨어 어플라이언스는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일반화된 업무 환경에서 사용자들이 항상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균질하게 나눠 쓰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막 출근한 아침에는 일시적으로 메일 서버를 집중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오후중엔 웹서버와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다양하게 돌아간다. 대부분이 퇴근한 이후엔 분석작업을 위한 자원이 많이 할당될 것이다.

 

-클라우드 시대에는 소프트웨어 어플라이언스가 대안이란 얘긴가

 

시장은 하드웨어 어플라이언스보다 소프트웨어 어플라이언스에 관심이 높다는 생각이다. 운영체제(OS)와 가상화 기술과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을 묶어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베타 버전 상태인 레드햇 클라우드폼즈가 이런 모델에 적합한 제품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스스로 정의하고 도입 환경도 전통적 데이터센터든 클라우드 영역이든 골라 쓸 수 있다.

 

오라클 엑사데이터나 엑사로직같은 특정 하드웨어에 기반한 어플라이언스와 수직적으로 통합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제품은 메인프레임에 비유할 수 있다. 이는 고객들이 나아가려는 방향과 반대라고 본다. 실제 기업들은 로엔드(저사양 범용 하드웨어)로 수평적인 규모가변이 가능한 컴퓨팅 환경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이보스를 포함한 레드햇 주요 제품 기반으로 사용중인 자바의 다음버전(EE7) 관련 계획이 뭔가

 

일단 자바EE7가 나온 것에 대해 환영한다. 그간 필요했던 기술에 대한 표준이 다수 정의됐다. 레드햇은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등 차기 제품에 반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실제 규격 부문에 주도적으로 나서 필요한 경우 파트너들과 협업할 예정이다. 그간 불거진 멀티테넌시나 자원 이용시 과밀 현상을 풀어가는 중이다. 오픈시프트 기술로 클라우드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에 EE7쪽에 필요한 협업사항을 보완할 것이다.

 

앞서 자바EE5가 나왔을 때, EE6이 나왔을 때처럼 개발자들이 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해나갈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다만 레드햇은 EE7 자체가 클라우드 환경에 완전히 정립된 기술로 자리잡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클라우드 운영환경에 필요한 요소들을 충분히 보완해 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