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에 안드로이드 마켓의 유료 결제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국내 개발자들의 유료 판매 문제는 이번에도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9일 구글 코리아 공식블로그에는 “오늘부터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유료 애플리케이션 구매가 가능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가 사라졌다. 이후 안드로이드 마켓의 유료 결제 시점을 두고 9일이다, 15일이다 다양한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구글코리아의 공식 입장이다.
구글 코리아 측은 “초안을 작성하다가 글이 잘못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 달 중에는 안드로이드 마켓의 유료 결제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구글 블로그에는 ‘조만간 구매가 가능해질 예정’이라는 내용의 정정 글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공식 블로그에 올릴 안내글을 미리 작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볼 때 안드로이드 마켓에 유료 결제 시스템을 붙이는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이달 중에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도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다양한 유료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은 그동안 국내에서 유료 앱을 사용할 수 없었던 데다가 사전 심의 문제로 게임 카테고리마저 삭제되면서 ‘반쪽 마켓’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이번에 유료 결제 문제가 해결되면 다양한 앱을 즐기지 못했던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의 불만도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안드로이드 마켓을 둘러싼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구글코리아에 확인한 결과 이번에 안드로이드 마켓에 유료 결제 시스템이 마련되더라도 한국 개발자들이 해외에 유료로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할 수는 없다고 한다.
안드로이드 마켓은 결제 수단으로 구글이 직접 제공하는 ‘체크아웃’이라는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이번에 사용자들의 유료 앱 구매를 위해 도입되는 것은 체크아웃 서비스의 일부 기능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유료 결제가 가능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안드로이드 커뮤니티에서는 당연히 유료 판매 문제도 함께 해결될 것으로 보고 많은 기대감을 밝혀왔지만, 이번에도 유료 판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니 또 다시 구글이 문제를 해결해 줄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판이다.
한국 개발자들의 유료 판매 여부는 개발자 뿐만 아니라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다. 전세계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한 유료 판로가 확보돼야 보다 많은 국내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뛰어들 것이며, 이는 곧 안드로이드 마켓에 보다 많은 한국어 앱이 출시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해외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를 모은 앱들도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개발돼 속속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국산 앱 가운데 상당수는 안드로이드 마켓의 유료 판매 문제 때문에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인기 게임인 불리를 개발한 박영철 넥스트앱스 이사는 “현재로서는 안드로이드에서 투자한 금액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며 “구글 결제 서비스가 가능했다면 전세계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작에 안드로이드 버전을 개발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내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유료로 앱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은 T스토어나 Show 앱스토어 등 국내 마켓 뿐인데, 이들 마켓에서는 아직까지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적지않은 수의 개발자들이 자사의 앱을 개발하는 것보다 SI 등에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할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번에 추가되는 부분은 사용자들이 유료 앱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국내 개발자들의 유료 판매를 지원하는 부분도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된 지도 반 년이 지났다.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겠다”는 말을 들은 지도 벌써 5개월 째다. 국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위해서, 또 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기다리고 있는 사용자들을 위해서라도 안드로이드 마켓의 유료 판매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