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수천억원을 들여 신규 IT시스템을 구축하던 금융기관들이 기간과 비용을 줄인 '작은 프로젝트'를 지향하며 민첩성을 높이고 있다. 기술과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비용부담도 줄이는 게 목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IT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대신 10개월에 걸쳐 기존 유닉스 기반 시스템을 리눅스로 전환하고 순조롭게 가동 중이다. 바뀐 운영체제에 맞춰 기존 시스템을 고도화함으로써 10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시스템 정비를 마치고,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은 차세대 방식보다 65~75% 낮췄다.

시스템 구축은 LG CNS가 작년 4월부터 약 10개월간 맡았다. 수협은행은 신규 시스템 오픈 후 한달 여 간의 시범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 가동에 들어갔다. LG CNS는 수협은행의 계정계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고도화했다. 계정계는 은행 업무의 근간이 되는 코어 시스템으로 예금, 대출, 송금, 고객 원장, 회계 원장 등의 핵심 업무를 처리한다.

수협은행은 IT 고도화를 통해 계정계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운영체제를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는 U2L(유닉스 투 리눅스) 방식을 채택했다. 국내 은행권에서 계정계 시스템을 처음부터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해 구축한 사례는 있지만, 신규 시스템 개발 없이 리눅스로 전환한 사례는 수협은행이 최초다. 운영체제 전환에 초점을 둠으로써 은행 업무 재설계와 개발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차별점이다.

리눅스를 도입하면 시스템의 '가성비'가 확 높아진다. 하드웨어 장비가 저렴할 뿐 아니라 리눅스가 제공하는 오픈소스 SW를 기반으로 운영체제를 세팅할 수 있어 설치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차세대 시스템 방식은 은행 업무와 아키텍처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해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이 들고 기간도 2~3년이 드는 게 보통이다.

반면 U2L 방식을 통해 10개월 만에 새로운 시스템을 오픈하고, 차세대 방식보다 비용을 65~75% 낮췄다. 기존 업무용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재활용하고 종료된 라이선스만 추가 구매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성능은 크게 개선시켰다는 점에서 시스템 재구축을 계획 중인 은행들이 수협은행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기사 더보기]

 

 

[출처 : 디지털타임스(www.dt.co.kr)]

[기자 : 안경애 기자(naturea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