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이를 최대한 비싼 값에 판매하는 것이다. 앞에 붙은 가격표를 확인하는 것이 해당 제품의 값어치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기에 가치가 극대화되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오픈소스(Open Source) 소프트웨어가 그러하다. 이는 해당 소프트웨어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소스 코드가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누구라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해당 소스 코드를 이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파는 것도 가능하다. 집단지성의 힘과 결합한다면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오픈소스의 최대 장점이다.
 

2021년 현재 레드햇의 로고 (출처=레드햇)

 


오픈소스는 이미 산업계 곳곳에서 폭넓게 이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 기업들은 사내 IT환경을 디지털화, 클라우드화 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열기까지는 오픈소스 기반 운영체제의 대명사와도 같은 리눅스(Linux), 그리고 리눅스를 한층 갈고 닦아 시장에 자리 잡게 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레드햇(Red Hat)의 역할이 컸다.
 

 

오픈소스 개념의 정립과 리눅스의 등장

레드햇이 설립된 1993년 이전부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가능성은 꾸준히 주목받고 있었다. 특히 1985년에 미국 출신의 프로그래머 ‘리처드 매튜 스톨만(Richard Matthew Stallman)’이 지식과 정보의 독점에 반기를 들며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FSF, Free Software Foundation)’을 설립한 것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나아갈 길을 마련한 시발점으로 꼽힌다.
 

리처드 매튜 스톨만(왼쪽)과 리누스 토발즈(오른쪽) (출처=레드햇)



이를 통해 저작권(Copyright)에 반대되는 '카피레프트(Copyleft)' 개념이 등장했으며, 소프트웨어의 자유로운 이용 및 개발, 소프트웨어와 소스 코드의 동시 배포를 비롯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지향점 및 관련 규정을 정리한 ‘공용사용권(GNU General Public License)’ 제도도 마련되었다. 그리고 1991년, 핀란드 출신의 프로그래머인 ‘리누스 토발즈(Linus Benedict Torvalds)’가 개발한 리눅스 운영체제가 처음 세상에 공개되면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보급은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빨간 모자 사나이와 야심 찬 사업가의 의기투합

이후 많은 개발자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더한 다양한 형태의 리눅스 배포판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훗날 레드햇의 공동창업자가 된 ‘마크 유잉(Marc Ewing)’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살던 그는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빨간색 모자를 즐겨 쓰고 다녔는데,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그를 ‘빨간 모자 사나이’라고 부르곤 했다. 이후 마크 유잉이 개발한 리눅스 배포판의 이름이 ‘레드햇 리눅스(Red Hat Linux)’가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레드햇의 공동창업자인 마크 유잉 (출처=레드햇)



당시 유닉스(UNIX) 소프트웨어 판매 업체인 ‘ACC 주식회사(ACC Corporation)’를 운영하던 ‘밥 영(Bob Yong, 이후 레드햇의 초대 CEO)’은 마크 유잉의 리눅스 배포판에 주목했다. 밥 영은 다른 제품에 비해 확실히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는 이 배포판의 판권을 달라고 마크 유잉에 요청했다. 제품이 필요했던 밥 영, 유통망과 마케팅 능력이 필요했던 마크 유잉은 자연스럽게 의기투합했으며 1993년 3월 26일, 두 사람은 레드햇을 함께 설립하기에 이른다. 레드햇 리눅스는 1994년에 정식 출시되었고 10월에 나왔다 하여 ‘할로윈(Halloween)’이라는 코드명이 붙었다.  [기사 더보기]

 


 

레드햇 창업자이자 초대 CEO인 밥 영 (출처=레드햇)

 

 

[출처 : 동아닷컴(https://www.donga.com/)]

[기자 : 김영우 기자(pengo@donga.com)]